영화 리뷰33 달짝지근해 7510은 유해진의 서툰 로맨스가 더 사람다운 작품입니다 달짝지근해 7510은 2023년 8월 15일 개봉한 이한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로, 유해진이 천재적인 제과 연구원 치호를, 김희선이 직진형 성격의 일영을 연기합니다. 차인표, 진선규, 한선화도 주요 인물로 합류해 이야기의 톤을 넓힙니다. 영화의 기본 설정은 단순합니다. 과자밖에 모르고 살던 한 남자의 일상이, 예상치 못한 만남으로 조금씩 흔들리고 바뀌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면 이 작품은 단순한 중년 로맨스라기보다, 굳어 있던 사람이 어떻게 다시 감정을 회복하고 사람 쪽으로 움직이게 되는가를 보여주는 생활형 로맨틱 코미디에 가깝습니다.이 영화를 비교형으로 보면, 젊은 남녀의 빠른 설렘을 앞세운 익숙한 로맨틱 코미디와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달짝지근해 7510의 중심에는 서툰 연애가 있습니다. .. 2026. 3. 18. 인사이드 아웃 2는 불안을 미워하지 않게 만드는 성장 애니메이션입니다 인사이드 아웃 2는 전편의 연장선에 있는 후속편이지만, 같은 방식으로 반복되는 영화는 아닙니다. 1편이 감정이라는 개념을 처음 소개하고 기쁨과 슬픔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작품이었다면, 2편은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불편한 시기로 들어갑니다. 사춘기입니다. 그래서 이번 영화는 단순히 감정들이 또 한 번 소동을 벌이는 이야기가 아니라, 한 사람이 자라면서 자기 안에 새롭게 생겨나는 감정과 어떻게 부딪히고, 그 감정 속에서 어떤 자아를 만들어 가는지를 보여주는 성장 영화처럼 느껴집니다.이 작품이 좋았던 가장 큰 이유는 불안이라는 감정을 다루는 방식이었습니다. 보통 불안은 없애야 할 감정처럼 그려지기 쉽습니다. 그런데 인사이드 아웃 2는 불안을 악역처럼 단순하게 밀어붙이지 않습니다. 불안은 라일리를 망치려고 .. 2026. 3. 17. 승부는 스승과 제자의 심리전이 깊게 남는 실화 영화입니다 승부는 실존 바둑기사 조훈현과 이창호의 관계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김형주 감독이 연출했고, 이병헌이 조훈현을, 유아인이 이창호를 맡았습니다. 2025년 3월 26일 개봉한 이 작품은 한국 바둑사를 대표하는 스승과 제자의 대결을 영화로 옮긴 실화 기반 드라마입니다.이 영화를 보고 나면 가장 먼저 남는 것은 단순한 승패가 아닙니다. 바둑, 사제관계, 라이벌, 천재의 성장, 전설의 자존심, 그리고 스승이 자기 손으로 키운 제자에게 밀려나는 감정이 한꺼번에 겹쳐 있습니다. 보통 스포츠 실화 영화라면 재능 있는 제자의 성장이나 감동적인 사제 서사 쪽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그런데 승부는 그보다 훨씬 더 불편하고도 서글픈 감정을 붙잡습니다. 스승은 제자를 키우는 일이 결국 미래의 자신을 넘어설 사람을 길러내는.. 2026. 3. 16. 초속 5센티미터는 끝내 닿지 못한 마음이 오래 남는 이야기입니다 초속 5센티미터는 첫사랑을 다룬 작품이지만, 단순히 예쁜 추억으로 남는 사랑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이 작품이 오래 남는 이유는 첫사랑이 얼마나 쉽게 엇갈리고, 시간과 거리가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조금씩 멀어지게 만드는지를 아주 조용하게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신카이 마코토의 2007년 원작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실사판에서는 마츠무라 호쿠토가 토오노 타카키를, 타카하타 미츠키가 시노하라 아카리를 연기했고, 연출은 오쿠야마 요시유키가 맡았습니다.이 작품을 보고 나면 가장 먼저 남는 것은 “왜 이루어지지 못했는가”보다 “왜 이렇게 오래 잊히지 않는가”에 가까운 감정입니다. 첫사랑, 이별, 재회, 기다림, 상실감, 그리고 끝내 완성되지 못한 사랑이라는 키워드가 모두 들어 있지만, 영화는 그것을 큰 사건으로.. 2026. 3. 15. 건축학개론은 미완의 첫사랑이 더 오래 남는 청춘영화입니다 건축학개론은 2012년에 개봉한 이용주 감독의 영화이고, 젊은 시절의 승민과 서연을 이제훈과 수지가, 현재의 시간을 엄태웅과 한가인이 연기한 작품입니다. 조정석이 연기한 납득이도 이 영화를 떠올릴 때 빠지기 어려운 인물입니다.저는 이 영화를 결혼 전, 지금은 제 아내가 된 당시 여자친구와 친구 커플까지 넷이 함께 극장에서 봤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를 떠올리면 작품 자체의 분위기만이 아니라, 그때의 공기까지 같이 생각납니다. 처음 볼 때는 90년대 대학 생활을 배경으로 한 첫사랑 이야기 정도로 생각했는데, 막상 보고 나니 그보다 더 묘한 여운이 남았습니다. 아주 거창한 사랑 이야기를 보여주는 영화라기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지나왔을 법한 서툰 마음과 타이밍의 어긋남을 조용히 붙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9.. 2026. 3. 15. 어바웃 타임은 삶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더 오래 남는 로맨스입니다 어바웃 타임을 처음 보게 된 계기는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2013년 당시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던 여직원이 추천해 줘서 보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멜로와 로맨스에 시간여행 설정을 붙인, 비교적 가볍고 예쁜 영화쯤으로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시작은 그렇게 보입니다. 주인공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알게 되고, 그 힘을 이용해 호감을 품고 있던 사람에게 조금씩 다가가 사랑을 만들어 간다는 흐름은 분명 로맨틱 코미디의 문법에 가까워 보입니다. 이 영화는 리처드 커티스가 각본과 연출을 맡았고, 도널 글리슨과 레이철 맥아담스가 중심에 선 작품입니다.그런데 끝까지 보고 나면 이 영화는 단순히 “시간을 되돌려 사랑을 완성하는 영화”로 남지 않습니다. 저는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이 영화가 말하는 핵심이 사랑을 얻는.. 2026. 3. 14.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