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43

아메리칸 뷰티 (욕망, 각성, 아름다움) TV에서 이 영화에 대하여 알게 됐을 때 그냥 중산층 남자의 막장 코미디 정도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저는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200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5개 부문을 휩쓸었던 영화, 아메리칸 뷰티. 왜 이 영화가 그토록 오래 회자되는지,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욕망이 충돌하는 평범한 가정의 해부레스터 번햄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아내에게 무시당하고, 딸에게 외면받고, 직장에서는 정리해고를 통보받는 남자. 그런데 그가 딸의 친구 앤젤라를 보는 순간, 무언가가 깨어납니다.이 영화가 탁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레스터의 각성은 단순히 중년 남성의 일탈이 아니라, 오랫동안 억눌려온 자아가 폭발하는 순간으로 그려집니다.. 2026. 6. 24.
아마데우스 (살리에리, 모차르트, 질투) 살리에리가 악당이라고 생각하셨나요? 어릴 때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나서 다시 이 영화를 보니, 어쩐지 살리에리가 미워지지 않더군요. 오히려 그 마음이 너무 이해가 됐습니다. 1984년 작품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영상미와 음악, 그리고 두 인물의 이야기가 지금도 이렇게 가슴을 치는 이유가 있습니다.살리에리, 그리고 평생 지워지지 않는 그늘아마데우스(Amadeus)라는 제목은 모차르트의 미들 네임에서 왔습니다. 라틴어로 '신에게 사랑받은 자'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이상하게도, 제목이 모차르트가 아니라 살리에리를 위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신에게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 신에게 사랑받은 자를 평생 증오하고 또 경모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영화는 노년의 살리에리가 정.. 2026. 6. 23.
가타카 리뷰 (우생학, 유전자 차별, 의지) 이 영화에 대해서 저는 거대한 SF 스펙터클을 기대했습니다. 우주선이 폭발하고 외계인이 등장하는 그런 류의 영화 말입니다. 그런데 스크린에 펼쳐진 건 조용하고 절제된 한 남자의 이야기였습니다. 1997년 작 가타카, 지금 다시 봐도 촌스러움이 없는 이 영화가 왜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야 더 깊이 와닿는 건지, 그 이유가 궁금해지지 않으십니까.우생학이라는 불편한 역사, 그리고 가타카의 세계가타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우생학(Eugenics)의 역사를 잠깐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여기서 우생학이란 인간의 유전적 형질을 개량하여 우수한 자손을 늘리고 열등한 자손을 줄이려는 사상으로, 19세기 후반 프랜시스 골턴이 처음 체계화한 개념입니다. 들으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제 역사에서 이 사상이 어떤 참극을 낳았는.. 2026. 6. 22.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1968년작, HAL 9000, 스타차일드)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중간에 두 번 졸았습니다. 영화 마니아들이 꼭 봐야 한다고 해서 봤는데, 보는 내내 딥슬립에 안 빠지려고 온몸을 꼬집으면서 버텼죠. 그런데 엔딩을 보고 나서 해석을 찾아보는 순간, 이 영화가 완전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1968년에 만들어진 SF 고전이 지금도 이렇게 논쟁적인 이유가 있었습니다.1968년에 이런 영화가 가능했던 이유달 착륙이 1969년입니다. 그러니까 인류가 실제로 달에 가기도 전에 스탠리 큐브릭은 우주선 내부, 무중력 상태, 달 기지를 카메라에 담아냈습니다. 저는 개봉년도를 확인하고 나서 진짜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어떻게 이게 가능했는지 도무지 믿기지 않았거든요.이 영화의 핵심 기법 중 하나가 바로 매치 컷(match cut)입니다. 매치 컷이란 전.. 2026. 6. 20.
백투더퓨처 3편 (트릴로지, 서부극, 타임루프) 시리즈 마지막 편을 보고 나서 뭔가 허전한 느낌, 다들 한 번쯤 아시죠? 저도 3편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그 감정이 정확히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백투더퓨처 3편은 그 허전함보다 충만함이 훨씬 컸습니다. 전작 두 편을 이미 본 상태에서 다시 정주행했을 때, 1편보다 3편이 더 좋다는 걸 처음 느꼈습니다.서부극으로 위장한 시간여행 내러티브의 완성도백투더퓨처 3편은 SF 장르 안에 웨스턴 무비, 즉 서부극의 문법을 정교하게 이식한 작품입니다. 웨스턴 무비란 미국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총잡이, 보안관, 무법자 등의 갈등을 다루는 장르로, 결투와 명예를 핵심 서사 코드로 삼습니다. 3편의 배경인 1885년 힐밸리가 정확히 그 공식 위에서 돌아갑니다.저는 처음 봤을 때는 "왜 굳이 서부 시대냐".. 2026. 6. 19.
블레이드 러너 (제작비화, 로이배티, 레플리컨트) 이수역 아트나인 극장에서 파이널 컷을 봤습니다. 집에서 몇 번을 돌려본 영화인데, 극장 대형 스크린에 반젤리스 음향이 깔리는 순간 그 느낌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1982년에 만든 영화가 2024년 극장에서 이렇게 압도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게, 놀라웠습니. 그래서 이 영화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리고 로이 배티라는 캐릭터가 왜 40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지 한번 풀어보고 싶었습니다.기적처럼 완성된 제작비화블레이드 러너는 처음부터 완벽하게 설계된 걸작이 아닙니다. 제가 직접 제작 과정을 들여다보니, 이 영화는 거의 기적에 가까운 해프닝으로 완성된 작품이었습니다.출발점은 칠레 출신 감독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의 무산된 듄 프로젝트(1974)였습니다. 여기서 '무산된 듄 프로젝트'란, 살바도르 달리, 오손.. 2026. 6. 18.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quiesaura.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