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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니스 (80년대 모험영화, 스필버그, 리처드 도너)

요즘 아이들과 함께 볼 만한 영화를 찾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릴 때 극장에서 봤던 그 두근거림을 요즘 영화에서는 왜 찾기가 힘든 걸까?" 워너필소 기획전 덕분에 1985년 작 구니스를 다시 봤는데, 그 의문이 오히려 더 깊어졌습니다. 40년 전 영화가 2026년 지금도 이렇게 재미있다는 사실이,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80년대 모험영화의 설계도를 그린 감독들구니스는 단순한 어린이 영화가 아닙니다. 감독 리처드 도너, 각본 크리스 콜럼버스, 제작 스티븐 스필버그. 이 세 이름이 한 작품에 모였다는 것 자체가 지금 기준으로도 놀라운 일입니다. 리처드 도너는 1976년 오멘, 1978년 수퍼맨으로 장르 영화의 기반을 닦은 감독이고, 스필버그는 이미 1981년 레이더스(인디아나 존스 1편)로 ..

영화 리뷰 2026. 7. 14. 11:29
E.T. (스필버그 연출, 존 윌리엄스 OST, 재개봉 감상)

극장 불이 꺼지고 그 선율이 흘러나오는 순간, 저도 모르게 목이 메었습니다. 1982년작 E.T.를 40년도 더 지난 지금, 극장에서 처음 봤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들고 존 윌리엄스가 음악을 붙인 이 영화는, 솔직히 스토리 자체보다 연출과 음악이 먼저 가슴을 치고 들어옵니다. 재개봉 소식을 듣고 달려가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스필버그가 설계한 연출 문법: 왜 이 영화가 지금도 통하는가E.T.를 보기 전, 저는 이 영화를 "어린이용 외계인 판타지" 정도로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보고 나니 그 생각이 얼마나 얕았는지 깨달았습니다. 영화 내내 카메라는 성인 등장인물의 얼굴을 거의 보여주지 않습니다. 허리 아래, 손, 발만 잡히죠. 이건 단순한 연출 선택이 아니라 철저히 계산된..

영화 리뷰 2026. 7. 10. 16:14
맨 인 블랙 1편 (SF장르, 빌런연기, 시대초월)

주말 오후에 딱히 볼 게 없어서 넷플릭스를 뒤적이다 결국 97년짜리 구작을 다시 틀게 된 경험, 한 번쯤 있으시지 않습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맨 인 블랙을 다시 본 건 아마 네 번째쯤이었는데, 이번에도 두 시간이 언제 갔는지 몰랐습니다. 1997년 영화가 2025년에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는 게, 생각할수록 예사롭지 않습니다.SF 장르의 기준을 바꾼 영화가 나온 해이 영화가 개봉한 1997년은 SF 장르 자체가 지금처럼 세분화되거나 세련되지 않았던 시절입니다. SF(Science Fiction), 즉 과학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픽션 장르는 당시만 해도 진지한 우주 탐사물 아니면 B급 괴물 영화 둘 중 하나로 소비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맨 인 블랙은 그 경계를 부숴버렸습니다. 외계인이 지구에 몰래 ..

영화 리뷰 2026. 7. 7. 10:25
라비린스 (애니메트로닉스, 짐 헨슨, 데이빗 보위)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저는 아직 초등학생이었고, 비디오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판타지 영화는 어차피 아이들용 동화"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1986년작 라비린스는 그 편견을 30년이 지난 지금도 완벽하게 무너뜨립니다. 제니퍼 코넬리의 미모와 데이빗 보위의 카리스마, 그리고 짐 헨슨 감독의 장인 정신이 만들어낸 세계는 지금 다시 봐도 전혀 낡지 않았습니다.비디오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돌려봤던 기억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어릴 때 TV에서 우연히 본 이 영화가 이렇게 오래, 이렇게 선명하게 기억에 남을 줄은 몰랐으니까요. 제가 처음 접했을 때는 '사라의 미로여행'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됐는데, 화면 속 소녀가 기괴한 미로 안을 헤집고 다니는 장면에서 그냥 멈춰버렸습니다. 비디오 가게를 달려..

영화 리뷰 2026. 7. 5. 10:24
유주얼 서스펙트 (반전, 화자, 재관람)

반전을 알고 보는 것이 이 영화에서 가장 큰 불행입니다. 사실 저도 처음에 기대가 너무 컸습니다. 주변에서 하도 반전 반전 하니까 오히려 의심하면서 보다가, 중반을 넘기기도 전에 범인을 찍어버렸습니다. 그 순간부터 영화가 '추리'가 아닌 '확인'으로 바뀌어 버렸고, 재미가 절반쯤 날아갔습니다.반전을 알고 본 사람의 후회저는 이 영화를 처음 볼 때 이미 반전 영화라는 정보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게 문제였습니다. '언제 뒤집히나' 하는 마음으로 보다 보니 자꾸 의심이 앞섰고, 결국 케빈 스페이시가 범인이라는 걸 중반부에 스스로 납득해버렸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영화일수록 정보 없이 보는 게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이 영화는 1995년 선댄스 영화제(Sundance Film Festival)에서 처음 주목받았습..

영화 리뷰 2026. 6. 15. 11:43
여인의 향기 (알파치노, 탱고씬, 청문회)

여자랑 춤추는 로맨스 영화인 줄 알고 30년 넘게 외면했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처음 틀었을 때, 예상 밖이었습니다. 제목과 포스터만 보고 지레 선을 그었던 스스로가 어이없을 정도였으니까요. 1992년작 여인의 향기는 알파치노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단순한 드라마가 아니라 인간의 양심과 삶의 의미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입니다.알파치노와 탱고씬, 눈 없이도 보이는 연기이 영화를 두고 "알파치노가 잘 연기했다"는 표현은 너무 약합니다. 제가 직접 봤는데, 그는 연기를 한 게 아니라 퇴역 장교 프랭크 슬레이드 그 자체였습니다. 알파치노는 촬영 전 실제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며 맹인 연기를 준비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 흔적이 화면 한 컷 한 컷에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영화에서 가장 많이 회..

영화 리뷰 2026. 6. 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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