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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구니스 (80년대 모험영화, 스필버그, 리처드 도너)

와일드그로브 2026. 7. 14. 11:29

목차


    구니스 대표 이미지

    요즘 아이들과 함께 볼 만한 영화를 찾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릴 때 극장에서 봤던 그 두근거림을 요즘 영화에서는 왜 찾기가 힘든 걸까?" 워너필소 기획전 덕분에 1985년 작 구니스를 다시 봤는데, 그 의문이 오히려 더 깊어졌습니다. 40년 전 영화가 2026년 지금도 이렇게 재미있다는 사실이,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80년대 모험영화의 설계도를 그린 감독들

    구니스는 단순한 어린이 영화가 아닙니다. 감독 리처드 도너, 각본 크리스 콜럼버스, 제작 스티븐 스필버그. 이 세 이름이 한 작품에 모였다는 것 자체가 지금 기준으로도 놀라운 일입니다. 리처드 도너는 1976년 오멘, 1978년 수퍼맨으로 장르 영화의 기반을 닦은 감독이고, 스필버그는 이미 1981년 레이더스(인디아나 존스 1편)로 어드벤처 블록버스터라는 장르 자체를 새로 정의한 직후였습니다.

    여기서 어드벤처 블록버스터란, 관객이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연속적인 긴장과 해소를 경험하도록 설계된 오락 영화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다음에 뭐가 나올지 몰라서 눈을 못 떼는 영화"입니다. 구니스는 그 공식을 정확하게 따르면서도, 주인공들이 어른이 아닌 아이들이라는 점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차지합니다.

    제가 직접 이번에 다시 보면서 느낀 건, 이 영화가 소위 "꼬맹이 패거리(구니스)"물이라는 장르의 원형(archetype)에 해당한다는 점입니다. 원형이란 이후 등장하는 수많은 작품들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참조하게 되는 최초의 형태를 뜻합니다.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를 만든 제작진이 스트레인저 씽스 캐스팅 과정에서 구니스를 직접 염두에 뒀다고 밝혔을 정도입니다(출처: IMDb, The Goonies(1985)). 그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걸, 제 경험상 두 작품을 나란히 놓고 보면 바로 체감할 수 있습니다.

    제작비는 약 1,300만 달러였고 최종 흥행은 그 7배에 달했습니다. 당시 기준으로도 대형 흥행이었습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해골 소품 대부분이 실제 인간의 뼈를 구입해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당시 CG 기술의 한계와 비용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해적선도 실제로 제작한 세트였고, 이 모든 물리적 제작 방식이 영화에 묘한 질감을 부여합니다. 요즘 영화의 매끈한 CG와는 다른, 만져질 것 같은 거칠함이랄까요.

    • 감독 리처드 도너: 오멘(1976), 수퍼맨(1978), 구니스(1985), 리썰 웨폰 시리즈, 매버릭(1994)
    • 제작 스티븐 스필버그: 레이더스(1981) 직후 구니스 기획 — 어드벤처 블록버스터 공식의 연장선
    • 각본 크리스 콜럼버스: 훗날 나홀로 집에(1990), 해리 포터 1·2편 감독으로 성장
    • 제작비 약 1,300만 달러 → 최종 흥행 약 7배, 9,100만 달러 이상 수익
    요약: 구니스는 리처드 도너·스필버그·크리스 콜럼버스가 만들어낸 어드벤처 블록버스터 장르의 원형으로, 이후 수십 년간 수많은 작품이 참조하는 기준점이 된 작품입니다.

    스필버그 계보와 지금 봐도 통하는 이유

    구니스를 보면서 "인디아나 존스를 키즈 버전으로 만들면 이렇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이 반응이 저만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많은 관객들이 "나홀로집에 더하기 인디아나 존스"라는 표현을 씁니다. 저는 거기에 한 가지를 더하고 싶습니다. 구니스에는 두 영화 모두에 없는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아이들이 어른의 도움 없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좌충우돌 리얼리티입니다.

    극 중 주인공 패거리는 각자 결함이 있습니다. 천식이 있는 마이키, 허풍이 심한 청크, 장치를 뚝딱 만들어내지만 늘 불완전한 데이터, 말썽꾸러기 마우스. 이 캐릭터 구성은 내러티브 앙상블(narrative ensemble), 즉 서로 다른 성격과 능력을 가진 인물들이 집단 시너지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는 구성 방식입니다. 여기서 앙상블 구성이란 한 명의 영웅이 아닌, 각기 다른 약점을 가진 여럿이 서로 보완하면서 이야기를 이끄는 방식을 뜻합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아이들 중에 내가 있다면 누굴까" 계속 생각하게 됐는데, 그 생각 자체가 이 구성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였습니다.

    배우들의 이후 행보를 아는 상태로 보면 또 다른 재미가 생깁니다. 형 브랜드 역의 조시 브롤린은 훗날 타노스(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케이블(데드풀 2), 올드보이 미국판 주연을 맡습니다. 마이키 역의 숀 애스틴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샘와이즈 갬지로, 그리고 최근에는 기묘한 이야기 시즌 2에 등장했습니다. 제 경험상 이 배경 지식을 가지고 보면, 같은 장면에서 두 번 웃게 됩니다. 극 중 내용으로 한 번, 배우의 미래를 떠올리며 한 번.

    인디아나 존스가 성인 관객을 위한 모험극이라면, 구니스는 어린 관객이 자신을 직접 투사할 수 있는 모험극입니다. 미국영화연구소(AFI)는 구니스를 미국 영화사의 주요 가족·모험 영화 목록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출처: AFI, American Film Institute). "애들 보는 영화 아냐?"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 질문 자체가 이 영화를 과소평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이런 오락 영화가 요즘엔 얼마나 있습니까.

    2021년 리처드 도너 감독이 세상을 떠나면서 속편 제작의 가능성은 사실상 닫혔습니다. 2020년 코로나19 시기에는 온라인으로 구니스 멤버 거의 전원이 모여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연기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악당 배우들까지 참여했고, 감독이 보관하던 원래 해골 소품도 등장했다고 합니다. 이런 에피소드들이 단순한 향수 마케팅이 아니라, 이 영화가 관계자들에게도 그만큼 특별한 작품이었다는 방증이라고 봅니다.

    요약: 구니스는 내러티브 앙상블 구성으로 관객의 자기 투사를 유도하며, 스필버그 계보의 어드벤처 공식을 아이들 시점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지금도 가족 관람용 모험극의 기준이 됩니다.

    이 영화가 4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한 이유를 저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기술의 완성도가 아니라 감정의 설계가 탁월하기 때문입니다. 해골 오르간 씬, 워터슬라이드, 해적선의 등장 — 이 장면들은 CG가 아니라 물리적 세트와 배우들의 실제 반응으로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그 거칠고 불완전한 질감이 오히려 지금 보면 더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아직 구니스를 보지 않으셨다면, 지금 바로 찾아보시기를 권합니다. 아이와 함께라면 더욱 좋습니다. 그리고 이미 본 적 있는 분들이라면, 조시 브롤린과 숀 애스틴의 얼굴을 떠올리며 다시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어치가 있습니다.

    참고: https://youtu.be/jFDK-7CMn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