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주말 오후, 볼 게 없어서 넷플릭스를 뒤적이다가 오래된 영화 하나를 틀었던 게 1995년작 12몽키즈와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처음 30분은 솔직히 뭔 소린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루이 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가 흘러나오면서 가슴 한켠이 묵직하게 내려앉았습니다. 시간여행, 운명, 그리고 비극적 로맨스가 이렇게 하나로 맞물릴 수 있다는 게 아직도 잘 믿기지 않습니다.시간여행이라는 소재,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시간여행 소재 영화는 이제 흔합니다. 하지만 12몽키즈가 1995년에 나왔다는 걸 감안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제가 처음 봤을 때 가장 놀랐던 건 단순히 "과거로 가서 바꾼다"는 공식을 완전히 뒤엎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영화의 핵심은 인..
1997년 영화가 2026년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뤽베송 감독의 제5원소가 바로 그렇습니다. 처음 영화관에서 봤을 때 "뭐 이런 영화가 다 있나" 싶었는데, 두 번 보니 재미있고 세 번 보니 진짜 멋있더라고요.초등학교 때 상상한 세계관이 스크린이 되다뤽베송이 이 영화의 기초 스토리를 초등학생 시절에 구상했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그 상상력이 스크린 위에 그대로 펼쳐졌다는 게 저는 지금도 놀랍습니다. 단순히 외계인이 나오는 SF가 아니라, 물과 불과 바람과 흙이라는 고대 4원소론에 다섯 번째 원소가 더해지는 신화적 세계관을 품고 있습니다. 여기서 4원소론이란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세상의 모든 물질이 불, 물, 공기, 흙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상을 말하는데, 영화는 이 고전 철학을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