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의 첫 인상은 그냥 여자 둘이 여행하다 사고 치는 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장면에서 눈물이 맺혔습니다. 1991년작 델마와 루이스, 왜 지금도 명작으로 불리는지 보고 나서야 비로소 이해했습니다. 벼랑 끝을 향해 달리는 그 차가 추락이 아니라 비행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로드무비라는 장르, 왜 여성이 주인공이면 달라지는가저도 처음엔 로드무비 하면 남자들의 장르라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끝없는 사막 도로, 거친 자유, 오토바이. 1969년 출처: IMDB, 이지 라이더(Easy Rider)가 장르로서 로드무비를 영화사에 정착시킨 이후, 이 공간은 오랫동안 남성 서사의 전유물이었습니다. 미국 66번 국도를 배경으로 한 두 레인 블랙탑, 가족 해체와 기억 상실을 다룬 파리, 텍사스 역시 모두..
이수역 아트나인 극장에서 파이널 컷을 봤습니다. 집에서 몇 번을 돌려본 영화인데, 극장 대형 스크린에 반젤리스 음향이 깔리는 순간 그 느낌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1982년에 만든 영화가 2024년 극장에서 이렇게 압도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게, 놀라웠습니. 그래서 이 영화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리고 로이 배티라는 캐릭터가 왜 40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지 한번 풀어보고 싶었습니다.기적처럼 완성된 제작비화블레이드 러너는 처음부터 완벽하게 설계된 걸작이 아닙니다. 제가 직접 제작 과정을 들여다보니, 이 영화는 거의 기적에 가까운 해프닝으로 완성된 작품이었습니다.출발점은 칠레 출신 감독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의 무산된 듄 프로젝트(1974)였습니다. 여기서 '무산된 듄 프로젝트'란, 살바도르 달리, 오손..
에이리언 1편을 처음 비디오로 봤던 게 초등학교 4학년 때였습니다. 밀폐된 우주선 안에서 기괴한 생명체에게 쫓기는 장면이 어찌나 무서웠는지, 그날 밤 잠을 제대로 못 잤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1979년 1편 이후 30년 넘게 아무도 답해주지 않던 질문, 즉 그 외계 우주선의 정체와 에이리언의 기원이 2012년 프로메테우스에서 드디어 다뤄진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설렜는지 모릅니다. 막상 보고 나니 2시간이 그냥 순삭이었고, 손에 땀이 날 정도였습니다. 30년 만에 돌아온 리들리 스콧, 그리고 프리퀄의 무게리들리 스콧 감독은 SF 장르에서 블레이드 러너와 에이리언 단 두 편으로 거장 소리를 듣게 된 감독입니다. 사이버펑크(cyberpunk)라는 장르 자체의 문법을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 블레이드 러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