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먼저 들어서인지, 처음엔 제대로 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런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저는 멍하니 화면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1994년 작인데, 지금 봐도 전혀 낡지 않았습니다. 킬러와 소녀의 이야기가 이렇게까지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직접 보기 전까지는 몰랐습니다.영화 배경 — 뒤죽박죽인 세상, 그 복도 끝에서 시작된 이야기제가 처음 이 영화를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공간이었습니다. 낡은 아파트 복도 하나가 두 사람의 운명을 완전히 바꿔버립니다. 뉴욕의 허름한 건물 복도에서 담배를 숨기는 열두 살짜리 소녀와, 그걸 못 본 척 지나치지 못하는 중년 킬러. 이 장면 하나로 영화 전체의 분위기가 결정됩니다.마틸다의 가족은 마약 운반책이었고, 그 마..
1997년 영화가 2026년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뤽베송 감독의 제5원소가 바로 그렇습니다. 처음 영화관에서 봤을 때 "뭐 이런 영화가 다 있나" 싶었는데, 두 번 보니 재미있고 세 번 보니 진짜 멋있더라고요.초등학교 때 상상한 세계관이 스크린이 되다뤽베송이 이 영화의 기초 스토리를 초등학생 시절에 구상했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그 상상력이 스크린 위에 그대로 펼쳐졌다는 게 저는 지금도 놀랍습니다. 단순히 외계인이 나오는 SF가 아니라, 물과 불과 바람과 흙이라는 고대 4원소론에 다섯 번째 원소가 더해지는 신화적 세계관을 품고 있습니다. 여기서 4원소론이란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세상의 모든 물질이 불, 물, 공기, 흙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상을 말하는데, 영화는 이 고전 철학을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