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영화인가 싶었습니다. 시간이 앞뒤로 뒤섞이고, 주인공이 동시에 여러 인생을 사는데 어느 게 진짜인지 도무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로 다시 틀었을 때, 영화 전체가 완전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2009년 작 는 평행우주와 선택이라는 개념을 판타지 문법으로 풀어낸 벨기에 영화로, 보고 나면 한동안 자기 인생의 갈림길들이 머릿속에 겹쳐 보입니다.배경: 이 영화가 어디서 출발했는지감독은 벨기에 출신의 자코 반 도르마엘입니다. 예전에 그가 연출한 작품을 접했을 때부터 '이 사람은 뭔가 다르다'는 인상이 있었는데, 를 보고 나서 그 느낌이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뮤직비디오처럼 현란한 편집, 클로즈업 위주의 촬영, 그리고 화면 하나하나에 의도를 심어놓는 방식이 유럽 감성과 할리우..
솔직히 저는 판타지 장르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해리포터도, 나니아 연대기도, 황금나침반도 끝까지 집중해서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딱 한 편만은 예외입니다. 1984년 독일 영화 . 이 영화가 왜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판타지의 교과서로 불리는지, 단순히 추억 보정이 아닌 이유가 분명히 있습니다. 오늘은 그 이유를 데이터와 구조로 짚어보겠습니다.판타지아,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구조 자체다제가 처음 이 영화를 다시 꺼내 본 건 몇 년 전이었습니다. 어릴 때 봤던 장면들이 꿈인지 현실인지 헷갈려서 한참을 검색한 끝에 찾아낸 영화입니다. 그런데 다시 보고 나서 깨달은 것이 있었습니다. 이 영화의 핵심은 화려한 세계관이 아니라 그 세계관이 작동하는 방식에 있다는 것입니다.영화 속 세계인 환타지아(Fa..
솔직히 저는 2001년 처음 반지의 제왕을 봤을 때 화면에 나오는 것들을 절반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제대 후 취업 준비를 하면서 디아블로2로 판타지 세계관에 어느 정도 감각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 인물들의 관계, 지명, 그리고 왜 저 반지가 그렇게 위험한지 도통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원작 소설을 뒤늦게 접하고 나서야 비로소 영화에서 생략된 방대한 설정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영화가 잘라낸 17년과 절대반지의 정체영화에서 간달프는 빌보의 생일 잔치 다음 날쯤 돌아온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원작 기준으로는 그 사이에 무려 17년이 흘렀습니다. 제가 이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꽤 충격이었습니다. 그 17년 동안 간달프는 반지가 절대반지(One Ring)인지 확인하기 위해 곤도르의 고문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