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후반 게임 잡지를 뒤적이던 시절, 한 기자가 굴뚝으로 들어오는 산타를 향해 총을 겨누는 만화를 그렸습니다. 그때는 그냥 엽기적이다 싶어 웃고 넘겼는데, 세월이 한참 지나 이 영화를 다시 꺼내 보니 그 만화가 틀린 말을 하나도 안 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산타가 싫고 크리스마스가 싫다는 제 감정이, 그냥 심통이 아니라 꽤 구체적인 이유에서 비롯됐다는 것도요.산타 비판: 일반적으로 따뜻한 심벌이라고 알려져 있지만일반적으로 산타클로스는 착한 아이에게 선물을 주는 온화한 존재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생각해봤더니, 이 구도에는 꽤 불편한 전제가 숨어 있었습니다.핵심은 선물의 실제 출처입니다. 산타가 준다고 알려진 그 선물은 결국 부모가 사줍니다. 그렇다면 아이가 받는 선물의 수준은 자연스럽..
아버지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본 적이 언제였는지 떠올리면 대부분 머뭇거리게 됩니다. 저도 한동안 그랬습니다. 팀 버튼 감독의 영화 빅 피쉬는 바로 그 불편한 지점을 정면으로 건드립니다. 허풍처럼 들리는 아버지의 이야기 속에 진짜 사랑이 숨어 있다는 것, 이 영화를 보기 전엔 솔직히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몰랐습니다.아버지의 허풍, 어디서부터 믿어야 할까처음 영화를 틀었을 때 저는 아들 윌과 거의 같은 시선이었습니다. 에드워드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너무 황당해서, 진실과 과장을 구분하려고 계속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마녀, 거인, 유령 마을, 유채꽃밭 프러포즈. 이게 다 사실이라고? 자연스럽게 의심부터 하게 됩니다.그런데 영화를 따라가다 보면 그 구분이 점점 의미 없어지는 순간이 옵니다. 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