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봤던 애니메이션을 다 큰 어른이 다시 틀었을 때, 오히려 더 깊이 빠져드는 경험을 해본 적 있으십니까. 저는 최근에 을 다시 꺼내 봤는데, 75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어릴 때는 그냥 귀엽고 신기한 판타지였는데, 지금은 뭔가 마음 한켠을 건드리는 게 다릅니다. 이 글은 그 여운을 정리하면서, 이 작품을 처음 접하는 분이나 다시 볼까 고민하는 분들께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씁니다.성장애니로 다시 보니 보이는 것들고양이가 말을 하고 왕국이 등장하는 판타지 설정인데, 왜 이렇게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걸까요. 제가 처음 이 작품을 봤을 때는 20대였었습니다. 그때는 그냥 고양이가 귀엽고 바론이 멋있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다시 보니, 주인공 하루가 처한 상황이 머릿속에서 쉽게..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를 위한 장르라는 말, 정말 맞는 걸까요. 저는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 20대였고, 다시 봤을 땐 사회생활을 한창 하던 30대였습니다. 두 번의 감상에서 제가 울컥했던 장면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어릴 땐 화려한 온천장 배경과 기묘한 신들의 모습에 눈을 빼앗겼다면, 지금은 이름을 빼앗기는 장면에서 멈칫하게 됩니다. 같은 영화인데 이렇게 다르게 읽히는 작품이라니, 신기할 뿐이였습니다.터널 너머의 세계 — 배경이 만들어내는 낯선 질감일반적으로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밝고 명랑한 이세계(異世界)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제가 경험한 이 영화의 배경은 그 기대를 정확히 비틀어 놓습니다. 터널을 지나자마자 펼쳐지는 세계는 아름답기보다는 불안하고, 자유롭기보다는 억압적입니다.이세계(異世界..
예상 밖이었습니다. 안 좋은 후기를 꽤 많이 보고 들어갔거든요. 특히 엔딩이 별로라는 말이 많아서 기대를 반쯤 접었는데, 막상 마지막 15분이 제일 마음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그 여운이 며칠째 가시질 않았습니다. 5년 만에 재개봉한 날씨의 아이, 다시 봐도 여전히 할 말이 많은 영화입니다.이 영화가 진짜 하고 싶었던 말처음 봤을 때 저도 스토리 개연성이 좀 약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로 보고 나서야 이 영화가 단순한 재난 로맨스가 아니라는 걸 체감했습니다. 불친절한 영화라 호불호가 갈리지만, 몇 장면이 자꾸 생각나서 다시 찾아보게 되는 그런 작품입니다.이 영화의 핵심은 공리주의(Utilitarianism) 비판에 있습니다. 공리주의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윤리관으로, 소수의 희생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