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은 어린이를 위한 장르라는 말, 정말 맞는 걸까요. 저는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 20대였고, 다시 봤을 땐 사회생활을 한창 하던 30대였습니다. 두 번의 감상에서 제가 울컥했던 장면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어릴 땐 화려한 온천장 배경과 기묘한 신들의 모습에 눈을 빼앗겼다면, 지금은 이름을 빼앗기는 장면에서 멈칫하게 됩니다. 같은 영화인데 이렇게 다르게 읽히는 작품이라니, 신기할 뿐이였습니다.터널 너머의 세계 — 배경이 만들어내는 낯선 질감일반적으로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밝고 명랑한 이세계(異世界)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제가 경험한 이 영화의 배경은 그 기대를 정확히 비틀어 놓습니다. 터널을 지나자마자 펼쳐지는 세계는 아름답기보다는 불안하고, 자유롭기보다는 억압적입니다.이세계(異世界..
예상 밖이었습니다. 안 좋은 후기를 꽤 많이 보고 들어갔거든요. 특히 엔딩이 별로라는 말이 많아서 기대를 반쯤 접었는데, 막상 마지막 15분이 제일 마음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그 여운이 며칠째 가시질 않았습니다. 5년 만에 재개봉한 날씨의 아이, 다시 봐도 여전히 할 말이 많은 영화입니다.이 영화가 진짜 하고 싶었던 말처음 봤을 때 저도 스토리 개연성이 좀 약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로 보고 나서야 이 영화가 단순한 재난 로맨스가 아니라는 걸 체감했습니다. 불친절한 영화라 호불호가 갈리지만, 몇 장면이 자꾸 생각나서 다시 찾아보게 되는 그런 작품입니다.이 영화의 핵심은 공리주의(Utilitarianism) 비판에 있습니다. 공리주의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윤리관으로, 소수의 희생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