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여름, 저는 영화관 계단에 앉아서 이 영화를 봤습니다. 좌석이 없어서였는데, 그게 전혀 억울하지 않았습니다.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거든요. 쥬라기 공원은 단순한 공룡 영화가 아닙니다. 특수효과의 역사를 바꾼 작품이고, 33년이 지난 지금도 소름이 돋는 연출을 갖춘 작품입니다.당시 특수효과의 수준, 제가 직접 비교해봤습니다쥬라기 공원이 개봉하던 그 해, 한국에서는 영구와 공룡쭈쭈가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같은 연도, 다른 나라, 다른 행성 수준의 퀄리티 차이였습니다. 저는 그 두 작품을 모두 본 세대인데, 솔직히 그 낙차를 지금도 언어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일반적으로 쥬라기 공원을 "CG 혁명의 상징"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나중에 알고 나서 더 놀랐던 건 따로 있습니다. 브..
3시간짜리 영화라고 하면 사실 손이 잘 안 갑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은 달랐습니다. 커피숍 장면 하나에 발이 묶여서, 정신 차려보니 새벽이었습니다. 이 영화가 왜 28년이 지난 지금도 자꾸 생각나는지, 제가 직접 본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보겠습니다.브래드 피트의 1인2역, 이게 진짜 연기다영화를 보다 보면 "브래드 피트가 이렇게 연기를 잘했나?" 하고 새삼 놀라게 됩니다. 제가 그를 처음 인식한 건 중년 이후 작품들이라, 솔직히 젊은 시절 피트에 대한 기대치가 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그는 세 가지 전혀 다른 결의 인물을 한 몸으로 소화합니다.1인2역(one actor, dual role)이란 한 배우가 극 중에서 두 가지 이상의 독립된 캐릭터를 연기하는 기법입니다. 보통은 외형 변화..
이 영화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먼저 들어서인지, 처음엔 제대로 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런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저는 멍하니 화면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1994년 작인데, 지금 봐도 전혀 낡지 않았습니다. 킬러와 소녀의 이야기가 이렇게까지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직접 보기 전까지는 몰랐습니다.영화 배경 — 뒤죽박죽인 세상, 그 복도 끝에서 시작된 이야기제가 처음 이 영화를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공간이었습니다. 낡은 아파트 복도 하나가 두 사람의 운명을 완전히 바꿔버립니다. 뉴욕의 허름한 건물 복도에서 담배를 숨기는 열두 살짜리 소녀와, 그걸 못 본 척 지나치지 못하는 중년 킬러. 이 장면 하나로 영화 전체의 분위기가 결정됩니다.마틸다의 가족은 마약 운반책이었고, 그 마..
제2차 세계대전의 비극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고 하면 보통 처음부터 끝까지 무겁고 암울할 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역시 나치 치하의 유대인 박해와 수용소라는 아픈 역사를 배경으로 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각오를 단단히 하고 틀었는데, 전반부의 코믹한 분위기에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그리고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그 밝음이 왜 필요했는지를 온몸으로 이해했습니다.밝음이 비극을 더 선명하게 만든다 — 전반부의 역할일반적으로 비극적인 역사를 다룬 영화는 처음부터 무거운 톤으로 시작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는 정반대입니다. 제가 직접 봤을 때 전반부 30~40분은 거의 로맨틱 코미디에 가까웠습니다. 브레이크가 고장난 차가 국왕 환영 퍼레이드 사이를 뚫고 지나가고, 귀도가 졸지에 귀빈 대접을 받는 ..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저는 그냥 '천재 청소부 이야기'쯤으로 흘려보냈습니다. 그런데 성인이 되어 다시 꺼내 봤더니, 화면 속 윌의 얼굴이 어느 순간 낯설지 않았습니다. 1997년 개봉한 은 재능에 관한 이야기이기 이전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였습니다.MIT 복도의 칠판, 그리고 한 청소부 소년혹시 이런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신지요. 천재는 어디서 발견될까요? 영화는 그 질문을 MIT 공대의 복도 칠판 앞에 세워 놓습니다.제럴드 램보 교수는 학생들이 풀도록 복도 칠판에 어려운 수학 문제를 남겨 두었습니다. 며칠이 지나도 아무도 풀지 못했는데, 어느 날 누군가 풀이를 완성해 놓았습니다. 범인은 학생이 아니라 청소부 윌 헌팅이었습니다. 램보 교수가 무려 2년을 들여 증명했던 문제를, 윌은 복도..
저는 이 영화를 20년 넘게 그냥 지나쳤습니다. 제목도 낯설고 포스터도 별 감흥이 없어서요.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왜 이걸 이제야 봤을까 싶었습니다. 2000년에 개봉한 영화 는 낡은 무전기 하나로 30년의 시간을 뛰어넘는 부자(父子)의 이야기입니다. 타임슬립 장르를 좋아한다면, 지금 당장 봐도 전혀 낡지 않았습니다.낡은 무전기 하나가 연결한 30년의 시간영화의 설정은 간단합니다. 1969년에 사망한 아버지 프랭크와 1999년의 아들 존이 오래된 무전기를 통해 교신하게 됩니다. 여기서 핵심 장치는 '북극광(Aurora Borealis)'입니다. 북극광이란 고에너지 입자가 지구 대기권에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발광 현상으로, 영화 안에서는 이 자연현상이 두 시대를 연결하는 일종의 전파 매개체로 사용됩니다.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