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09명짜리 시골 마을, 그리고 그 안에서 7년째 집 밖을 나가지 못하는 엄마와 발달장애를 가진 동생을 혼자 부양하는 스물네 살 청년. 1993년작 를 처음 틀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렇게 조용한 영화가 이렇게 오래 마음에 남을 줄은 몰랐거든요.십대 디카프리오 연기, 진짜인 줄 알았다영화를 다 보고 나서 자폐아 역할을 한 배우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였다는 걸 뒤늦게 확인했을 때, 잠깐 멈췄습니다. 제가 직접 봤는데도 믿기지 않았거든요. 어니 역할을 맡은 그의 눈빛, 걸음걸이, 그리고 감정이 터지는 방식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관객 입장에서 한 번도 "연기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이 영화에서 디카프리오가 표현한 건 단순한 흉내가 아니었습니다. 지적장애(Intellec..
요즘 아이들과 함께 볼 만한 영화를 찾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릴 때 극장에서 봤던 그 두근거림을 요즘 영화에서는 왜 찾기가 힘든 걸까?" 워너필소 기획전 덕분에 1985년 작 구니스를 다시 봤는데, 그 의문이 오히려 더 깊어졌습니다. 40년 전 영화가 2026년 지금도 이렇게 재미있다는 사실이,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80년대 모험영화의 설계도를 그린 감독들구니스는 단순한 어린이 영화가 아닙니다. 감독 리처드 도너, 각본 크리스 콜럼버스, 제작 스티븐 스필버그. 이 세 이름이 한 작품에 모였다는 것 자체가 지금 기준으로도 놀라운 일입니다. 리처드 도너는 1976년 오멘, 1978년 수퍼맨으로 장르 영화의 기반을 닦은 감독이고, 스필버그는 이미 1981년 레이더스(인디아나 존스 1편)로 ..
아버지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본 적이 언제였는지 떠올리면 대부분 머뭇거리게 됩니다. 저도 한동안 그랬습니다. 팀 버튼 감독의 영화 빅 피쉬는 바로 그 불편한 지점을 정면으로 건드립니다. 허풍처럼 들리는 아버지의 이야기 속에 진짜 사랑이 숨어 있다는 것, 이 영화를 보기 전엔 솔직히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몰랐습니다.아버지의 허풍, 어디서부터 믿어야 할까처음 영화를 틀었을 때 저는 아들 윌과 거의 같은 시선이었습니다. 에드워드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너무 황당해서, 진실과 과장을 구분하려고 계속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마녀, 거인, 유령 마을, 유채꽃밭 프러포즈. 이게 다 사실이라고? 자연스럽게 의심부터 하게 됩니다.그런데 영화를 따라가다 보면 그 구분이 점점 의미 없어지는 순간이 옵니다. 제가..